어릴 때부터 줄곧 잘 먹었던 우유, 그러나 삼십 대 중반이 되자 우유 먹기가 두려워졌다.
왜 우유만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프고 가스가 잘 차고 설사를 하는 걸까?
이 생각이 자주 들 때쯤 그제야 알게 된 '유당불내증'.
사실 유당불내증이란 말은 당시엔 생소했다. 그래서 배 아프고 설사한 원인을 다른 음식으로 착각했었다. 하지만 우유에 들어있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을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원인은 유당불내증이었군!
이유를 알고 나니 이제 아무 우유나 먹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삼십 대 중반까지 별 탈 없이 잘 마셔왔던 우유를 소화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니?
불현듯 서글퍼졌다. 어릴 때부터 우유급식을 했고, 늘 마셔왔던 우유였는데... 이제 우유를 마실 수 없는 건가?
한동안은 좋아하던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다 몇 년 전, 매일유업에서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시판했다.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우유!
값은 시중 우유보다는 비싸지만 그래도 우유를 마시고 싶은 날은 사 먹을 수밖에 없었다.
와! 정말 락토프리 우유는 다르구나!
결론은 가스도 안 차고 설사도 하지 않았다.
ㅣ유당불내증 원인 ㅣ
소장에 우유에 들어 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해져 유당이 소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화되지 않은 유당은 대장에 사는 박테리아를 만나 발효되면서, 설사나 복통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ㅣ유당불내증 명칭ㅣ
젖당 불내증, 유당 분해효소 결핍증, 락토오스 불내증, 락토오스 과민증
ㅣ유당불내증은 전 세계인이 앓고 있는가?ㅣ
몽골, 중앙아시아, 북미 유럽(남부 스페인 제외) 일부 지역 정도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한다. 원래 젖이라는 음식이 있는 이유가 일반적인 음식을 제대로 소화하고 흡수하지 못하는 영. 유아기 포유류를 먹여 살리기 위함이고, 개체가 성장하면 젖을 소화할 줄 몰라도 다른 음식들에서 영양분을 얻을 수 있으므로, 성장함에 따라 유당 분해 효소 생산 능력이 사라지다시피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한다.
세계 인구의 70%가 어린 시절이 지난 후에는 유당 분해 효소를 생산할 수 없다.
ㅣ락토프리 우유 단점ㅣ
락토프리 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맛이 밍밍하다. 일반 우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그리고 산뜻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쉽지만 어쩌겠나?
이뿐만 아니라 락토프리 우유는 일반 우유와 비슷하게 혈당을 올릴 뿐 아니라 체내 분해와 흡수를 도와 오히려 혈당이 빨리 오를 수 있다는 단점도 가졌다.
요즘은 매일유업의 소화가 잘 되는 우유 외에도 남양유업 및 파스퇴르, 서울우유 등 여러 업체들이 유당불내증, 즉 락토프리 우유를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다만 가격이 기존 우유보다는 약간 높다.
그런데 락토프리 우유는 유당을 제거한 게 아니라, 유당 분해 효소를 첨가한 것이라고 한다. 그저 첨가했을 뿐인데, 괜히 이런 점을 내세워 가격을 높게 책정한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노이하다. 어쨌든 가격 좀 내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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