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아이스크림이 냉동실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이걸 까마득하게 몰랐다. 냉장고 청소에 비해 냉동실은 솔직히 정리만 할 뿐 청소할 엄두가 안 났다. 사실 냉동고는 보이는 곳만 닦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다가 냉장고 청소할 겸 냉동고도 정리하는데 글쎄 언제 사놨는지도 모를 설레임 아이스크림이 발견됐다.
이걸 심봤다라고 해야 하나? 녹여버려야 하나?
당황함도 잠시, 아이스크림 제조일을 보니 작년 이맘때이다. 그것도 세 개씩이나 숨겨져 있었다. 녹여버리려다가 아이스크림 유통기한을 검색해 보니, 소비기한은 제조일로부터 1년이라고 한다.
1년 하고도 20일이 훌쩍 지난 제품
아슬아슬함을 넘은 소비기한에 약간의 갈등이 생겼다. 딱 20일이 지났을 뿐이다. 게다가 냉동이니 괜찮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실험대상이 될 수는 없다. 또한 가족들 역시 실험대상이 될 수 없으니... 결국 버리기로 했다.
녹여 버릴 생각으로 설레임 아이스크림을 식탁 한쪽에 둔 채,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이거 맛있네?" 피붙이가 해사하게 웃으며 설레임 하나를 다 먹어버렸다. "헐! 그거 유통기한 지났어! 버리려고 놔둔 건데...." 이 말에 "설마 먹고 죽겠어?" 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뒤돌아가는 피붙이.
몇 시간 후면 배 아픈 고통에 시달릴 것 같다는 좋지 않은 예감을 하며 나는 나대로 마저 하던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어도 그다음 날이 되어도 피붙이는 멀쩡했다. 그러자 남은 두 개를 가지고 쟁탈전이 벌어졌다. 결국 사이좋게 나눠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을 먹은 지 며칠이 지난 지금 다행히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냉동고도 점검 필수 다짐
대체로 냉동고를 살펴보면 냉동식품을 가득 채우는 경향이 있다. 자주 점검하고 청소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마치 보물찾기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냉동고도 자주 점검하고 청소해 가며 입고일을 적어서 되도록 오래 두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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