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모기로부터 자유로웠다. 그건 바로 모기 퇴치제를 준비해뒀기 때문이다. 사실 초여름부터 스멀스멀 날아든 모기가 무서워 각종 모기 퇴치제를 사다 놓았다. 사실 모기 따위가 무서운 게 아니라 그 조그마한 녀석한테 물린 뒤의 통증과 괴로움 및 온갖 거슬리는 신경 때문이었다. 잠은 모기장이 있으니 괜찮으나, 잠들기까지의 모든 일상, 가령 모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 뭔가를 끄적일 수도, 또 뭔가에 열중할 때 녀석들의 방해 등등이 괴로운 것이다.
초가을 모기보다 끝물 모기가 지독하다!
맞다. 작년에는 11월 20일쯤을 기점으로 모기는 못 봤다. 재작년에는 11월 11일 기준이다. 오죽 모기가 끔찍이 싫었으면 그걸 세세히 기억할까? 여하튼 올해도 20일을 기점으로 모기와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 지독한 종족들은 11월 22일이 됐음에도 여전히 타이핑을 하는 나를 괴롭힌다.
약을 쳐도 쉽사리 죽지 않는 생존력이 어마 무시한 놈들... 사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손으로 때려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하지만 모기들은 점점 진화한다. 그 0.05초의 날렵함이 앞선 녀석들은 내 손아귀에서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그만큼 빠르고 강력한 속도로 어디론가로 피신해버린 것이다.
올해도 잘 사용한 모기 퇴치제
내가 사용한 모기 퇴치제 '홈매트'.
이 제품은 냄새는 심하지 않으며 모기를 쫓아내는 데 유용하다. 다만 사용 시, 처음 몇 시간은 약한 두통이 느껴졌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모기가 싫어하는 특유의 냄새가 사람에게 좋을 리 없다. 그래서 이 제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둬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서 제품을 사용하면 진짜 큰 두통을 맛볼 것 같다.
솔직히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 또한, 되도록 에프킬라 같은 것도 안 치려고 했다. 하지만 잠잘 때 외의 일상생활이 두려운 나머지 결국 이 제품을 사용하게 됐다. 사실 모기 잡는 전기모기채도 사용해봤다. 그러나 내가 모기를 발견하자마자 옆에 둔 전기모기채를 잡으면, 모기를 이미 어디론가로 줄행랑쳐버린 뒤다. 게다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할 수 없다. 어쨌든 그 이유로 전기모기채는 사용하지 않게 됐다.
지구가 멸망해도 우주에서도 살아남을 바퀴벌레와 모기?
사실 바퀴벌레는 과학자들도 인정했다. 그들은 지구가 멸망해도 우주 행성에서도 살아갈 종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럼 모기는? 모기는 그 정도의 생존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그들이 인간 세계에서 사라진다면, 오히려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저명하다고 알려진 영국 과학 학술지 네이처지는 '모기를 멸종시킴으로써 초래할 수 있는 유일한 생태계의 변화는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잡았다, 요놈!
모기 잡는법의 그 첫 번째는 역시 손으로 때려잡는 것이다. 지금 모기에 대한 포스팅을 하다가 나를 괴롭히던 녀석을 오른손바닥으로 때려잡았다. 이렇게 말하니 내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 허락도 없이 내 피를 수혈하는 녀석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어쨌든 나는 묘한 쾌감을 느끼며 모기에 대한 포스팅을 줄인다. 진짜 올해의 마지막 모기가 방금 죽은 모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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