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다 나아도 기침은 멎지 않았다. 마치 간헐적 기침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밖에 잠시 나갔다 와도 또다시 시작되는 기침에 두 손 두발 다 들었다. 솔직히 기침에 잘 듣는 약을 먹어도 효과는 별로였다. 결국 감기는 최소 7~10일이 지나야 어느 정도 낫는다고 봐야 하며, 기침은 기본 2주에서 3주 정도 지나야 완전히 떨어진다. 하지만 기침으로 인해 폐렴의 위험이 있기에 되도록 양약제보다는 천연으로 관리를 하는 게 좋을 듯했다.
기침에 특효인 배도라지
예전에는 배의 속을 파고 그 안에 꿀과 도라지를 넣고 만든 배 찜이 괜찮았다. 하지만 가족 전체가 먹을 거라 배도라지를 달여 먹기로 했다. 그게 더 가성비가 좋다. 누구는 배와 도라지에 생강도 추가한다고 했으나, 나는 제외했다. 이유는 배와 도라지만으로도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배도라지 달이는 법
배 1개 / 도라지 150g / 물 2리터
재료는 꽤 간단하다. 배는 껍찔째 사용할 거라서 베이킹소다를 탄 물에 깨끗하게 세척해줬다. 도라지는 시중에 깐도라지를 파니까 두어 번 가볍게 씻어준 게 전부이다.
누구는 밥솥에 위 세 가지 재료를 넣고 만능찜 기능으로 1시간 취사를 해주면 된다고 했다. 사실 이 방법 쓰다가 밥솥 고장 날 뻔했다. 왜냐하면 우리 집 밥솥은 압력밥솥인데 도라지에서 나오는 진액이 증발하면서 압력추 구멍을 막을 위험이 있는데 이걸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전기밥솥이 아닌 압력추가 있는 밥솥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치이~ 하고 소리 나다가 진짜 꽉 막혀 터지면 끔찍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래서 냄비에 배를 얇게 썰어(씨 제거) 냄비에 깔고 그 위에 도라지 넣고 물 2리터를 넣어 강한 불에서 10분, 나머지 50분은 중불에서 달여줬다. 그리고 불을 끄고 채반에 배도라지를 건져 국자로 으깼더니 달인 물을 더 얻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아마 달인 물이 2리터 정도 되는데, 컵으로 반 컵(150~200ml)을 아침. 자녁으로 마셔주면 된다. 딱히 꿀을 타거나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달짝지근해서 마시기 좋다.
되도록 차갑게 먹지 말고 따뜻하게 데워서 먹는 게 좋다. 어쨌든 감기나 기침으로 몸속 장기 능력이 확 떨어졌기 때문에 소화 능력은 물론 입맛도 쉽사리 돌아오기 힘든 시간이다. 그래서 체온을 높여 기운을 얻어야 하기에 찬 음식 등은 도움이 안 되니 주의하기 바란다.
참고로 감기로 인해 소화가 안 될 때는 조청이나 쌀엿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소화가 좀 된다. 이는 감기약으로 인해 장내 좋은 유산균이 사라져서 소화가 안 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소화효소가 든 조청이나 쌀엿을 먹어줌으로써 그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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